스마트폰으로 사진 한 장씩 올리는 단순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은 2014년 전 세계 월간 활동사용자의 수가 3억 명을 돌파했으며 총 300억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고 밝혔다.
~스타그램이라는 신조어를 파생시틸 정도로 인스타그램의 힘은 무섭게 성장했다. 이미지의 힘을 너무나 잘 알았던 페이스북은 이미 2012년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 당시 5억 달러로 평가된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나 주고 사들였다. 비싸게 주고 샀다는 평가가 없지 않았으나 3년 후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은 인스타그램의 기업가치가 350억 달러나 된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거창하게 살펴보지 않아도 지금이 '사진의 시대'라는 것은 점심시간 식당만 가봐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밥이 나오면 먹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공들여 사진을 찍는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업로드하고 난 후 점심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별한 곳에 놀러 가면 반드시 사진을 찍고 SNS에 업로드한다. 기억하고 싶은 장소와 순간은 반드시 사진을 찍는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행위는 실시간 일기를 쓰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사진이 자기 인생의 증명서라도 되는 듯.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이 없으면 사진을 친구에게 부탁해 받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을 사진으로 올려서 자기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 어느 파트너는 내게 종종 사진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경험인 듯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자신을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포장했다.
사진의 시대는 많은 사람들의 '있어빌리티' 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이미지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한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버클리는 '존재는 인식되는 것' 이라는 명제를 철학의 기본 원리로 설정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SNS에서는 멋지게 촬영된 책 사진이 그 사람의 독서량을 나타내고, 사진 속 멋진 이미지가 그 사람의 탁월한 안목과 앞선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한다. 반대로 사진을 올리지 않으면 그의 엄청난 독서량과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이 없다.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선 반드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흔적을 모조리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카페를 다녀온 사진, 운동 후 몸매를 기록하는 사진, 멋진 음식을 기록한 사진, 멋진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이 모든 사진들은 사진을 올리는 사람의 자기 존재 증명을 위하 증거들이다.
사진을 통한 자기 존재 증명을 시도하는 모든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버클리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부정하고 싶지만, 지금은 보이는 것이 존재하는 것을 만들고, 심지어 보이는 것이 그 존재를 넘어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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