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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핫플레이스의 성공 비결 인스타그램

by 거꾸로 아빠 2020.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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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갑자기 사람들이 줄 서는 카페가 생겼다. 나도 따라 줄을 서 본다. 커피 맛이 형편없다. 사이드 디시도 별로다. 가격은 비싸다. 종업원들의 표정에는 생기가 없고, 서비스가 그닥 좋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줄을 선다.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그냥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에 덩달아 줄을 서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줄 서서 먹을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인식 때문인 듯하다. 나 역시 그렇게 '낚였다.' 어제도 30분째 줄을 서 있었다.

 

맛도, 가격도, 서비스도 별로인데, 위치도 저 구석에 있고 어떤 곳은 간판조차 없어 찾기가 쉽지도 않은데, 왜, 어떻게 사람들은 줄을 서 있게 된 거고, 그곳은 핫플레이스가 된 걸까?

 

내가 찾은 답 중 하나는 바로 '사진 한 컷'이다. 사람들은 SNS에 올라온 핫플레이스들의 사진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자기도 그 곳에 가볼 생각을 한다.

 

'여기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여기 가서 사진 찍어야겠다'는 생각과 같다. 상대방의 사진을 훔쳐보는 일은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벤치마킹하는 일상적 행위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남의 생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리고 그 라이프스타일에 자기 자신을 대입시켜 그대로 실천할 만한 방법을 기획한다. 그리고 남자 친구에게 주말 계획을 프레젠테이션한다.

 

 

"이번 주말은 망리단길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고, 합정역 메세나폴리스에 가서 영화 한편 본 후에, 저녁에 홍대 넘어가서 와인 한 잔 하자."

 

힘이 없는 남자 친구는 컨펌의 형식을 가장한 긍정적 답변을 내뱉는다.

 

'그래! 나도 그러고 싶어."

 

그 둘은 망리단길 카페 사진과 블로그 글을 엄청 열심히 찾아본다. 그리고 댓글이 많은 곳, 해시태그가 많이 붙은 곳을 검색하고, '구매 목록'에 올려둔다.

 

이 구매 목록에 들어오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고, 모든 브랜드들이 진입하고자 하는 단계이다. 남들 앞에서 써먹으려면 이를 '구매 고려군'이라고 부른다는 것 쯤은 알아두자.

 

데이트 장소로 '고려'되는 후보군에 대해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최종 선택된 곳을 중심으로 데이트 코스가 기획된다. 최종 결정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단연코 사진이다. 사진은 가장 강렬한 시각적 잔상을 불러 일으키고 구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저 곳에 다녀왔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겨야겠어!'

 

사진은 찍자마자 실시간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페이스북, 트위터에까지 자동으로 올릴 수 있다. 사진을 찍고 업로드할 땐 순간의 감상평과 때론 자신을 돋보이게 할 멋진 코멘트들을 함께 기록한다. 해시태그와 함께 그렇게 하루의 기획은 멋지게 실천되고, 미션은 끝난다.

 

이런 본질을 아주 잘 아는 영악한 주인들은 공간의 인테리어에 사진 찍을 만한 것들을 한 두 가지 마련해 놓는다.

본인 얼굴이나 전신 사진이 잘 나오는 아무 장식 없는 흰 벽이라든가, 얼굴의 잡티를 가려주는 은은하고 노란 전구색 조명을 설치하는 것들이다.

 

 

자기 얼굴을 노출하기 싫은 사람들도 독특한 모양의 메뉴판의 디자인, 독특한 간판 디자인, 재미있고 참신한 문구 등을 보는 즉시, 인증 사진으로 자신이 거기 있었음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발견'을 남들보다 자기가 먼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작업인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한다. 그렇게 올려진 사진에 '좋아요'와 댓글이 늘어날수록 뭔지 모를 쾌락을 느끼며 사진 중독이 되어가고, 우리는 여기저기에서 스마트폰이 사진 찍는 소리를 계속 듣고 사는 것이다.

 

따라서 핫플레이스의 본질은 '사진 한장'으로 귀결되어질 때가 많다.

 

 

'사진 한장'의 힘을 잘 아는 카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길을 걷다보면 별다른 특색이 없는 카페가 하나 나온다. 간판도 없다. '씨멘트'라는 카페다. 카페의 하얀 외벽 앞에는 시멘트 벽돌들이 정리돼 있을 뿐이다. 이 곳 역시 생기고 오래 되지 않아 망리단길의 명소가 됐다. 하얀 벽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려는 여성들 때문에 금방 입소문을 탄 것으로 보인다. 귀가 길에 그 앞을 지나갈 때면, 많은 여성들이 카페 앞에 줄을 서서 사진 찍으려던 모습을 적잖이 볼 수 있었다.

 

'사진 한 컷'을 제대로 기획할 줄 아는 장소는 입소문을 타기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제대로 된 사진 한 컷은 매출을 좌우하는 필수 마케팅 아이템 중 하나가 되었다.

 

사진에 민감한 디자이너들의 경우엔, 사진 찍을 때 번들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싸구려 유광으로 코팅된 테이블은 잘 구매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 책상에 물건을 올려두고 촬영하면 너무 번질거리기 때문이다.

 

 

사진은 장소뿐 아니라, 물건을 구매할 때에도 매우 중요하다. 한마디로 '사진에 잘 나오게끔 만드는 디자인'이 그만큼 중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분석할 때 그와 관련된 사진을 찾아보는 게 내 오랜 습관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바야흐로 사진의 시대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전문가 수준으로 향상됨과 동시에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사진 기반의 SNS 등장들이 이런 현상을 더욱 더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들을 마케팅에 잘 녹여낸 사람들이 성공에 유리한 시대인 듯 하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남일 보듯 부러워만하고 겨우 흉내내기에 급급해 보인다.

그래서 공부해야 하는 것일 것이다.

끊임없이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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