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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by 거꾸로 아빠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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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나름 의미 있게 삶을 살아보려고 이것저것 배우기도 하고 경험도 해보고 정열도 뿜어보다가 실패의 굴레에 빠져 숨이 가쁠 때 즈음에 결혼을 하고 애들도 나고 커서 큰 애가 초등학생이 되니 내 나이도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다. 

 

책-내가알고있는걸당신도알게된다면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한쪽 발은 여전히 양육, 돈벌이, 재테크, 노후, 미래를 위한 야심한 계획에 디디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가올 일에 대한 두려움의 냄새를 맡는다. '아이들은 자라서 집을 떠나겠지', '부모님도 80을 바라보시니 돌아가실 텐데', '건강하던 내 몸에도 이상 신호가 오지 않을까.'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이제부터 살아야 할 시간보다 되돌아 볼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전과는 조금 다른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게 된다. 


세상 돌아가는 시간에 맞쳐서 남들에게 뒤처질까 두려워 발 빠르게 움직이기보다는 한 템포 뒤에서 관찰자 시점으로 바뀌어지는 듯하다. 순간순간의 일상의 소중함도 느끼는 요즘이다.


이런 때에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이라는 책이 내 눈에 띈 것도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무언가 모를 조급함으로 조금 해방된 느낌의 편안함이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사색에 잠기기 딱 좋은 요즘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인생에는 완벽한 성공도, 절망뿐인 실패도 없다. 나이를 먹다 보면 하나하나의 사건들을 더 넓은 맥락 속에서 파악하는 분별력 즉, 폭넓은 시각으로 사리분별을 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점차 타인에게 관대해지고 좀 더 느긋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현재 삶에서 소소한 즐거움들을 발견하게 된다.

내 주변에 비만이거나 흡연자 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어차피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뭐 몇 년 덜 살면 그만이지.
지금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래."


당신의 건강은 다 신의 뜻에 맡겼으며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다 해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다. 인생의 현자들은 이러한 태도는 잘못이라고 말한다. 한 가지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건강에 해로운 짓을 한다고 해서 일찍 죽는 것이 아니라 몇 년 혹은 몇십 년을 만성질병으로 고통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담배 피우는 사람, 과식하는 사람, 종일 꼼짝 않고 누워 TV만 보는 사람 중 대다수는 자신에게 닥칠 최악의 상황이 어느 날 갑자기 죽는 것이라고 지나치게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쉽게 죽는 경우는 드물다. '병은 쾌락의 이자'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은 나날이 버거워지는 병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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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인생의 현자들도 인정한다. 그들 역시 일을 하다 보니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이었던 경험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타성에 젖는 실수는 절대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선택했을 때 가장 큰 비극은 직업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직장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이다.


육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훈련도 받지 않고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맡게 되는 분야지. 분명 내 유전자를 타고난 아이들이지만 때론 외계인처럼 보일 때도 있어. 아이들은 감정 노동을 시키기도 하고 감정 보상을 해주기도 한다네. 바로 이런 점에 육아의 다면성이 있어. 아이들은 나를 성숙하게 하고, 도전하게 하고, 변화하게 만들어. 나도 세 아이가 있다네.


이 녀석들은 마치 가위바위보처럼 모두 다르고 전혀 예측할 수 없지. 이 아이들 없는 내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어. 내가 해주고 싶은 충고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즐기라는 거야. 잘만 하면 그 아이들도 자신을 닮은 아이들의 부모가 되지 않겠나!

 

책-아이-내가알고있는걸당신도알게된다면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서평



어떤 이들은 이 사실을 갑자기 터득했을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천천히 깨달았을 것이다. 어찌 됐든 거의 모든 인생의 현자들이 삶의 끝에 서보니 인생이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며 나이가 들수록 그 속도는 더 빨라진다고 말한다. 아마도 인생의 현자들이 시간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물을 펑펑 쓰는 도시 사람들을 보는 사막 사람들의 심정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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