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무형자산을 여는 열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질문이다. 상대방이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영역에 대해서, 내가 듣고 싶은 주제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친구들 간에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기 쉽지 않은데, 그럴수록 친구에게 존중심을 가득 담아 '비결이 무엇이냐' '얼마나 힘들었냐' '스스로 느낀 점은 무엇이냐'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의외의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선배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인터뷰를 한다는 생각으로, 남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이야기를 듣겠다는 생각으로 조 근조근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질문은 타인의 무형자산을 활짝 열 수 있는 열쇠다. 사람들은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 굳이 구차하게 자신이 아는 것을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 그런 인생 조언을 훈계조로 늘어놓는 행위 자체가 결례라 느낄 수도 있다. 질문을 해야만 무형자산을 알려줄 수 있다.
회사나 공적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면 '으레 알고 있겠거니' 하고 가정한다. 혹은 '관심이 없을 텐데 내버려 두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자신이 궁금해지는 부분을 독심술을 통해 알아서 알려줄 사람은 거의 없다. 회사에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라는 조언을 많이 하는데, 어쩌면 인생에서도 가장 중요한 조언 중 하나이다. 궁금한 것만 물어보는 게 아니라, 그 열 배 정도를 물어보고 다녀야 한다. 제때 먼저 물어본 사람과 자기 할 일만 짐작하여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얼마나 크겠는가? 늦기 전에 빨리 물어봐야 한다. 질문은 자신의 호기심과 에너지를 드러내는 행동이기도 하니까 절대로 손해 볼 일이 없다.
<논어>를 보면 제자들이 물어본 질문으로 가득하다. 질문의 질이 대답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어찌 스승이 다 알아서 알려줄 수 있겠는가? <논어>에도 어리석은 질문들도 가득하지만, 결국 질문을 던진 사람들은 제때 지혜를 배워가며 공자의 수제자들이 되었다. 공자가 2,000년이 넘는 지금 날에도 숭상받는 철학자가 될 줄이야 당대인들이 몰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단지 주변에 있는 늙은이를 우습게 보고 과대포장이라 여겨 질문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단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공자를 귀찮게 했을 것이다. 누가 남는 장사였을까?
두 번째 기술은 경청이다. 경청이 주는 힘은 대단하다. 질문을 하는 사람이 적듯이, 질문을 하고 열심히 듣는 사람은 더 적다. 요즘 시대에는 중요한 미팅이나 자리에서도 딴 얘기를 하거나 혼자 휴대전화를 보는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자신이 하는 얘기에 100% 몰입하여 한 마디 한 마디를 새겨 듣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은 경청하는 힘이 강하다. 시간은 부족해도 한 번 시간을 낸 이상 혼을 다 바쳐 경청한다. 경청하지 않을 바에는 그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는다. 짦은 시간 동안 혼을 다 바쳐 이야기를 듣는다.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딴청을 피우는 사람들은 대체로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에, 자신과 타인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다.
경청을 하면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우지만, 상대방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강단에 설 일이 있거나, 혹은 발표 차원에서라도 사람들 앞에 설 일이 있으면, 경청하고 있는 소수의 청중은 대번에 눈에 띈다. 단언컨대 그들이 청중에서 가장 성공할 사람들일 것이다. 이것이 성공한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역량 중 하나다. 그러니 남과 연결되고 싶다면 경청의 기술을 빨리 익히는 것이 좋다.
쏟아져라 쳐다보면서 모든 말의 의미를 곱씹고, 함부로 끼어들지 않으며, 하고 싶은 말을 참으며 경청해보라. 질문을 던지더라도 상대방이 이야기하고 있는 핵심과 연결되는 질문을 하면 된다. 자기가 말할 차례가 왔다고 해서 얼른 자신의 의견만 이야기하거나 주제를 돌리면 대화의 풀이 죽는다. 철저하게 상대방 중심으로 듣고 곱씹자. 그 사람의 입장이 되었다고 상상해가며 깊게 공감하자.
항상 누군가의 질문에 대답만 하는 사람들은 늘 대답만 하는 것 같다.
늘 대답만 하는 사람들은 대답도 건성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누군가에게 질문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늘 질문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늘 질문을 하는 사람은 대답도 질문자의 입장에서 성의있게 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는 질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누군가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질문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은 경청도 잘 할 것이다.
이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은 누구보다 빨리 성장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나는 질문을 하는 사람인가 질문을 당하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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