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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아이는 학교에서 무얼 배울까] 천재 아닌 사람이 어딨어. 이어령

by 거꾸로 아빠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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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야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지능, 메타버스, 자율주행, 딥러닝, 웹 3.0 등 떠오르는 키워드가 넘쳐난다. 문제는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의 교육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가이다. 지금까지의 교육방식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대학 무용론까지 나오니 우리가 알고 있던 성공방정식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미 잃었을지도...

 

그래서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신 인생 조언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천재 아닌 사람이 어딨어. 모든 사람은 천재로 태어났고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거야. 그런데 그 천재성을 이 세상을 살다 보면 남들이 덮어버려. 학교 들어가면 학교 선생이 덮어주고, 직장에 나가면 직장상사들이 덮어주고, 자기 천재를 전부 가리는 거야. 그래서 내가 늘 하는 얘기가 360명이 한 방향을 쫓아서 경주를 하면은 아무리 잘 뛰어도 1등부터 360등까지 있을 거야. 근데 남들 뛴다고 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뛰고 싶은 방향으로 각자가 뛰면은 360명이 다 1등 할 수가 있어. Best one 될 생각하지 마라. Only one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돼라. 자기는 하나밖에 없는데 왜 남과 다 똑같이 살아? 왜 남의 인생, 남의 생각을 좇아가냐고? 사람들 와~~ 몰리는 일에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니야. 그랬을 때 대담하게 내가 정말 가고 싶을 길은 쓰러져 죽더라도 내가 요구하는 삶을 위해서 그곳으로 가라는 거예요. 자기 삶은 자기 것이기 때문에 남이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거 늙어서 깨달으면 큰일 나." 

 

부모로서 적어도 우리아이가 학교에서 무얼 배우는지는 알아야 될 것이다. 한 방향만 바라보고 가는 아이가 아닌 자기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여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말이다. 쉽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이 한 권이면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무얼 배우는지, 집에서는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되어있다. 초등 공부 사용설명서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읽어보시라.

 

 

우리아이는-학교에서-무얼-배울까-책
우리아이는 학교에서 무얼 배울까?

 

평생 공부의 기초를 닦아라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많은 학부모님이 수학과 영어 학원의 문을 두드립니다. 이 두 과목은 학교 수업과는 별개로 더 공부해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반면 국어는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독서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사용해온 모국어이므로 굳이 따로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잘 못 느끼기도 하고요.

하지만 학창 시절 치렀던 국어 시험을 떠올려 봅시다.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더라도 정답을 몰라 헤맸던 경험은 또렷할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거든요. 분명 다 읽을 수있는 글인데, 도통 무슨 뜻인지를 몰라 답을 고르지 못하겠는 겁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글을 익히면 교과서의 글은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내용을 100퍼센트 이해하는지는 의문입니다.

국어 단원평가를 치러보면 아이들은 의외로 많은 문제를 틀립니다. 문제는 이미 배운 범위에서 출제되므로 글의 내용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틀리는 걸까요?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의도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답을 고르는 것입니다. 

 

또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글의 내용은 대강 파악하고 있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것입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글도 이렇다면 처음 마주하는 글은 어떨까요? 올바르게 읽고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초등학교 때는 국어 시험 점수가 썩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고등학생이 되면 어떨까요?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의 문제를 보신 적이 있나요? 이미 수능을 치른 많은 사람이 이를 보고 세 번 놀랍니다. '언어 영역이 아니라 국어 영역이라고?'에서 한 번, '국어 듣기 평가가 없다고?'에서 두 번, '글이 왜 이렇게 어려워?'에서 세번. 

 

대학입시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국어와 수학의 난이도 또는 중요성은 올라갔습니다. 입시의 구조상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난이도 조절은 불가피합니다. 입시에 중점을 두고 아이의 공부에 신경 쓰는 부모님에게 국어는 어릴 때부터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과목입니다.

입시 때문만은 아닙니다. 국어는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국어는 다른 학습의 밑바탕이 되는 '도구 교과’로서의 성격이 있으므로 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른 교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교과서에서 텍스트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집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더욱 그렇죠. 글을 읽고 내용을 잘 파악해야 사회나 과학 같은 다른 과목들도 잘 공부할 수 있습니다. 흔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인 수학도 그렇습니다. 연산은 할 수 있으나 정작 문제의 뜻을 파악하지 못해 틀린다면 정말 안타까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어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독서입니다. 심심풀이로 하는 독서도 괜찮지만, 책에 몰입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는 국어 문제지를 푸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아이에게 문제집을 무조건 몇 장씩 풀라고 닦달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도록 도와주세요.

저학년 때부터 아이가 꾸준히 독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주세요. 아이 혼자 모든 것을 척척 해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반드시 옆에서 부모님이 함께하며 롤모델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부모님이 집에서 책을 읽는 모습도 보여주세요. 

 

아이들 대부분은 부모님이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보면 따라 하고 싶어 합니다. 핵심은 저학년 때부터 독서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어려운 책을 읽히고, 독후감 등을 강요하기보다는 손이 가는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자주 방문하고,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이렇게 바르게 듣기 연습부터 책 읽는 습관까지 정착된다면 아이의 국어 공부는 완벽하게 준비된 셈입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이후에는 아이 스스로도 국어 공부를 잘해나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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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실력을 키워주고 싶어요

'글쓰기'는 작가가 써 내려가는 멋진 소설과 에세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일 글쓰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주고받는 메시지,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짧은 게시물, 쇼핑몰에 올리는 리뷰 모두 글쓰기니까요. 이렇게 생각을 글이라는 수단으로 표현하는 모든 것이 글쓰기입니다. 

 

아이에게 글쓰기란 친구들과 의사소통하며 친교의 기능을 하는 도구이기도 하고, 입시의 한 요소인 논술처럼 공부해야 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대학교의 과제, 입사 시험, 직장인으로서 작성해야 할 보고서까지... 글쓰기는 우리 아이들이 평생 가져가야 할 과제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글쓰기 실력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요?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단 많이 써봐야 합니다. '글쓰기 근육'이라는 말도 있지요. 운동으로 몸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처럼 글쓰기도 자주 연습해서 글 쓰는 능력을 차곡차곡 키워나가야 합니다.

 

처음부터 아이들이 양질의 글을 척척 써나갈 수는 없습니다. 이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첫 번째, '모방하기'가 있습니다. 우수한 수준의 글을 따라 쓰는 것입니다. 필사라고도 하지요. 초등학교 과정에서 꼭 익혀야 할 설명문, 논설문, 편지글 등을 따라 쓰다 보면 글의 흐름을 익힐 수 있습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고요.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양을 쓰도록 하면 아이가 쉽게 지칠 수 있으므로 한두 문단 정도의 적당한 양을 연습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재미있게 글쓰기'입니다. 아이가 글쓰기를 꾸준히 연습하려면 스스로 쓰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의 관심사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소재로 글을 쓰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공룡 소개하기', '티라노 사우루스에게 편지 쓰기’, ‘영화처럼 공룡을 부활시켜 공원을 만드는 것이 옳은 일인가?'처럼 다양한 글감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또는 일상과 관련된 글쓰기 주제를 던져줄 수도 있습니다. '하굣길에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웠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같은 주제처럼요. 이런 주제를 매일 떠올리는 게 힘들다면 시중에 나와있는 글쓰기 책을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의 피드백 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글은 결국 독자에게 읽혀야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의 글을 읽고 칭찬을 많이 해 주세요. 아이들은 글을 평가받는 것에 굉장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낍니다. 특히 어른들이 보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가 글을 끝까지 써낸 것에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인상 깊었던 점을 말해주세요. 틀린 맞춤법과 그 외에 지적해야 할 점이 보이더라도 다 이야기하지 말고 꼭 필요한 것 한 가지만 알려주세요. 아이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마음의 불씨를 절대 꺼트려서는 안 됩니다. 친구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주는 것처럼 아이의 글에 대한 피드백도 너무 비장한 마음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꾸준히 글을 완성해 제법 많은 글이 모였다면 제본해 문집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로써 아이는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향후 입시에서 아이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겠지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평상시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결국 글쓰기를 잘하는 데 필요한 것 역시 독서인 셈이지요. 초등학교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고운 정서를 가진 책, 우리말이 살아 있는 책을 많이 읽게 해주세요. 아이는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 쓸 수 있습니다.


논술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논술은 우리나라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대학 입시에도 '논술 전형'이 따로 있을 정도로 큰 축을 담당하고 있지요. 아직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는 입시보다 중요한 것이 많지만, 아이의 미래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논술은 무엇일까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논설문을 무리 없이 잘 쓴다면 괜찮은 걸까요? 실제 각 대학교의 논술 문제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음을 금세 깨닫게 됩니다. 논술 시험에서 쓰기보다 중요한 것은 '읽기'입니다. 글을 쓰기 전 읽어야 하는 제시문이 몇 페이지나 되기 때문입니다. 논문이나 고전과 같은 어려운 비문학 제시문을 읽고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글의 중심 생각과 세부 내용도 파악해야 합니다. 표와 그래프 같은 자료 해석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읽기와 관련된 다양한 능력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글쓰기를 잘해도 논술 시험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란 어렵습니다.

논술도 결국은 답이 있는 시험입니다. 문제를 정확히 읽고 제시문에서 답을 찾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문해력'입니다. 문해력은 최근 교육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지요. 글자는 읽을 줄 알지만 문장에 담긴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반면 글을 읽고 문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면 문해력을 갖추었다고 이야기하지요. 초등학교 시기에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읽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앞으로 길고 긴 입시 여정, 사회인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는 자기 생존을 위해서 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해력을 갖추는 지름길은 '다독'입니다. 아이들이 무조건 많은 책을 읽게 해 주세요. 앞에서도 독서에 관해 여러 번 언급했지만, 그만큼 중요하기에 어떤 영역에서든 독서가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읽기 습관이 잘 갖추어진 아이라면 조심스레 고전이나 비문학 책을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 경우에도 어려운 책을 골라 아이의 흥미를 떨어트리고 억지로 읽으라고 하기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어린이용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다양한 배경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합니다. 논술은 국어만 잘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시험이 아닙니다. 사회, 역사, 과학 등 전반적인 영역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필요합니다. 논술 제시문으로 등장하는 글의 범위는 고전 인문에서부터 각종 사회과학 서적까지 매우 넓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교과에 대한 기초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어야 아이의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논술은 쓰기 시험이기 때문에 글쓰기에 대한 연습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논술 채점 기준에는 표현력이나 어법에 관한 평가도 포함됩니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문장 성분을 갖추어 문장을 바르게 쓰기',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갖추어 문단 쓰기', '서론-본론-결론으로 이루어지는 짜임에 알맞게 글을 쓰기'의 순서에 따라 쓰기 과정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고학년이 되면 국어 교과에서 주장하는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때 글쓰기 방법을 잘 익혀놓는 것도 필요합니다.

집에서도 논술 쓰기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에서 찬반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알맞은 근거를 찾고 글의 짜임에 맞게 글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 논술 책을 참고해 주제를 제시해주고 예문을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이 피드백해줄 때는 글에서 주장이 분명한지, 근거가 적절한지, 전체적인 흐름이 일관적인지를 평가해주어야 합니다.



초등 입학 전부터 수학 공부를 시켜야 하나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모든 것이 걱정되고 불안합니다. 특히 공부와 관련한 걱정은 끊이지 않지요. 가장 중요한 과목인 수학을 입학 전에 어디까지 가르쳐야 하는지도 고민입니다. 100까지 수 세기? 두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 다른 아이들은 연산을 척척 하는데 우리 아이는 헤매지 않을까 여러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초등학교 1학년 수학에서는 '하나, 둘, 셋'처럼 한 자릿수의 숫자를 세는 것부터 배웁니다. 즉, 숫자를 모르고 입학해도 1부터 배우도록 교육과정이 편성되는 것이지요. 물론 간단한 숫자 세기 정도는 익히고 입학하는 아이가 많아 숫자를 모르면 다소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 교과서와 수학익힘책으로 반복 연습을 하면서 숫자를 익혀 나가니 금방 따라오기도 합니다. 아이가 수업 시간에 뒤처지는 것을 불안해하거나 친구들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라면 입학 전에 미리 연습해서 자신감을 얻는 것이 좋겠지요.

입학 전에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님은 책을 자주 읽어주며 아이의 문해력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요즘 수학 교과서는 이야기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문해력이 부족한 아이는 아무리 연산 연습을 많이 해도 수학을 잘하기 어렵습니다. 이야기로 된 문제게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집중력과 주의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3분에서 5분 정도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 성급하게 끝내기보다는 차분하게 문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공부를 많이 하는 것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배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등 수학의 벽, 문장제입니다

「슬기는 빵을 만드는 데 밀가루를 7과 2/6컵 사용했습니다. 도영이는 쿠키를 만드는 데 밀가루를 3과 3/6컵 사용했습니다. 슬기는 도영이보다 밀가루를 몇 컵 더 많이 사용했나요?」

위 문제는 4학년 2학기 수학 교과서에 실린 것입니다. 수학에서 일종의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드는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위와 같은 '문장제'입니다. 교과서와 수학익힘책, 그리고 단원평가까지 초등 아이들이 접하는 학습 자료 곳곳에는 문장으로 서술된 문제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교육과정이 개정될수록 논술형 문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문장제를 어려워하며 실수를 연발합니다.

따라서 수학에서도 '문해력'이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단순히 연산 문제만 잘 풀 수 있다고 수학을 잘하는게 아닙니다. 어떤 아이들은 형식적인 연산 방법만을 익히고 긴 문장으로 쓰인 문제는 잘 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해력이 부족하면 긴 문장을 읽는 것조차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문제를 읽어도 질문을 파악하지 못하고 문제 풀이에 손도 못 댄 채 갈팡질팡합니다. 당연히 답을 찾아낼 리가 만무합니다. 나아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다면 수업 시간에 교사가 하는 설명도 잘 알아듣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수학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연산 연습 못지않게 말과 글을 잘 이해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독서'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꾸준한 독서로 문해력을 길러야 학교에서 접하는 다양한 문장을 바르게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학 문장제를 잘 풀기 위해서는 꾸준한 독서로 문해력을 기르고, 문제를 꼼꼼하고 차분하게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풀 때 바로 풀이하기보다는 문제부터 천천히 읽고 탐구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문제에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게 하거나 동그라미를 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밑줄 친 중요한 정보들로 어떻게 답을 구할지 차분히 생각해야 합니다. 문제에서 풀이 과정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노트이나 학습지 여백에 과정을 적는 것도 중요합니다. 풀이과정을 글로 쓰는 것을 습관화하도록 해주세요. 글로 쓰기 힘들다면 말로 설명해보게 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말과 글로 나타내는 과정은 아이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잘 노는 아이들이 공부도 잘합니다

하루에 다섯 시간 이상 책상 앞에 앉아 조용히 공부만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하신가요? 우리 아이도 그렇게 오래 앉아 공부를 좀 했으면 하시나요? 그 아이는 뛰어난 집중력으로 자기 일에 몰두할 줄 아는 대단한 아이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먼저 기억해주세요. 

 

이 시기에는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또래와의 활발한 상호작용입니다. 교우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학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아이가 정말 공부를 잘하길 원한다면 교우관계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교우 관계는 왜 중요할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것이 아이들의 심리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어린아이들도 무리를 형성하고 집단을 구분합니다. 자신이 어떤 무리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을 때 큰 두려움을 느낍니다. 쉬는 시간에 같이 놀 친구가 없어 자리에만 앉아 있는 아이가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간혹 기질적으로 교우 관계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혼자 조용히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데만 집중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친구들과 친해져서 함께 놀고 싶어 합니다. 쉬는 시간에 재미있게 잘 놀고 마음이 편안해야 수업도 잘 듣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래 간의 상호작용은 아이들의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모둠 활동을 자주 합니다. 과정중심 평가가 도입되면서 친구들끼리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활동도 크게 늘었지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워나갑니다. 때로는 선생님의 설명보다 친구의 말 한마디에 어려운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이해하기도 합니다. 평소 친구들과 친분을 잘 쌓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모둠 활동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습니다.

교우 관계는 학부모님들이 성적과 더불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거의 모든 부모님이 가장 먼저 내 아이가 친구와 잘 노는지 궁금해합니다. 그다음이 수업 시간의 태도나 공부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 중이고요. 아이들의 원활한 교우 관계를 위해서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회성도 공부처럼 가르쳐서 길러줘야 할 영역이거든요. 교우관계를 맺길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심리적 고통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두려움을 뛰어넘는 공포이지요.

부모님은 아이가 어렸을 때 가나다와 하나 둘 셋을 가르치듯 사회적인 언어와 상호작용 기술도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가 사람에게 잘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친구에게 처음 말을 건넬 때 어떤 말을 할 수 있는지 가르쳐줘야 합니다. 가벼운 칭찬이나 친구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주제로 말문을 열 수도 있지요. 아이가 어색해한다면 대본을 써서 부모님과 함께 역할극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내 아이가 친구와 자주 다툰다면 이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이 묘사된 만화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이 있어요. 친구와 갈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서로의 마음은 어떨지 짐작하고 함께 의견을 주고받아 보세요. 그리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를 가르치세요. 가르치고 연습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나아지지는 않지만 분명히 하면 할수록 좋아질 것입니다.

공부만을 강요하면서 아이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들을 모두 차단하지도 마세요. 아이도 친구와 소통할 거리가 필요합니다.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나 장난감, 놀이, 게임 등을 적절한 수준에서 경험해보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대화를 이어나가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친구들과 행복하게 소통할 줄 아는 아이가 공부도 잘할 수 있습니다.

 


공부할 마음이 들게 하는 말의 힘

5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단원평가를 보고 난 뒤 90점을 맞은 아이에게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집에 가져가면 엄마가 왜 90점밖에 못 맞았냐고 할걸요." 90점은 객관적으로 보아도 훌륭한 점수인데 기뻐하기보다 집에서 들을 핀잔을 미리 걱정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반면 이런 학생도 있었습니다. 단원평가를 보거나 받아쓰기 시험을 볼 때마다 가정에서 시험지를 확인받도록 하는데, 그 아이의 부모님께서는 꼭 시험지에 '잘했어. 수고했어. 우리 아들 최고야' 하는 편지를 적어주시더군요. 그 아이는 자존감이 굉장히 높았고, 시험에서 문제를 틀려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이곤 했습니다. 여러분은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계신가요?

아이에게 부모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부모님의 말 한마디로도 울고 웃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마음이 들게 하는 것도 부모님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습니다. 반복되는 핀잔과 잔소리에 마음이 편할 아이는 없습니다. 책상 앞에 앉았다가도 꾸중 한마디를 들으면 공부할 마음이 싹 가시곤 합니다.

아이들에게 종종 부모님에게 듣고 싶은 말을 물어봅니다. 많은 아이가 “잘했어, 최고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더군요. 실수하고 부족해도 부모님에게는 칭찬을 듣고 싶은 게 아이들의 진짜 마음입니다. 이솝우화 중 바람과 태양이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가 있지요.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매서운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태양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도 따뜻한 격려가 우선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까요? 가장 먼저 실천할 것은 인정과 공감입니다. 아이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세요. 아이들은 학교에서 화나는 일도 겪고 슬픈 일도 겪습니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슬프면 우는 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오늘 화가 많이 났구나, 힘들었구나” 하며 감정을 인정해주세요. 아이에게 힘든 일이 있다면 지지와 격려를 해주세요.

90점을 맞고 아쉬워하는 아이에게 "100점 만점에 90점은 굉장히 잘한 거야.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단다"라고 칭찬하고 응원해주세요.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일단 아이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차분해진 상태에서 부모님이 바라는 점을 이야기해주세요. 원래 아이들은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하고, 한 번에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어른들도 하지 말라는 것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이 점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알려주고 바로 잡아간다고 생각해주세요.

 

우리아이는-학교에서-무얼배울까-책든-아이
우리아이는 학교에서 무얼 배울까?


함께해야 하는 부모의 역할

아이들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시대입니다. 학교와 방과후 활동, 학원을 바쁘게 오가며 수업 들으랴 숙제하랴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아직 자기 조절 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이러한 루틴을 모두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조급한 마음에 아이에게 일방적인 지시만 내리기 쉽지요. 아이는 혼자 모든 것을 헤쳐나가야 하는 기분이 듭니다. 우리 아이와 어떤 활동을, 얼마나 자주 함께하고 있나요?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며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하지만,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배워나가는 것도 많습니다. 아이가 저학년이라면 독서와 받아쓰기를 함께 연습해주세요. 예를 들어 하루에 30분 정도 시간을 약속해 함께 책 읽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어도 좋고, 각자 책을 읽어도 좋습니다. 부모님이 받아쓰기 문장을 불러주고 아이가 써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교에서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므로 별도의 받아쓰기 시간을 자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정에서 얼마나 연습하느냐에 따라 학생마다 성취도에 차이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아이가 중학생이라면 하루에 수학 문제 한두 개 정도는 함께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학이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당연히 초등 고학년이 될 때까지 꾸준히 함께하는 것이 좋고요. 

물론 부모님은 너무 바쁩니다. 맞벌이를 하는 가정도 많고, 집안일만으로도 하루가 다 가기 때문에 매일 아이들의 공부를 꼼꼼히 살펴볼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가정통신문이나 알림장을 확인하기에도 빠듯하지요. 그렇다면 목표를 최소화해보세요. 매일이 힘들다면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하기로 약속하세요. 독서도 수학 보충 수업도 좋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희 부모님은 책을 즐겨 읽으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저도 자연스럽게 책을 자주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TV를 보실 때는 따라서 TV를 보고, 책을 읽으실 때는 같이 책을 읽었지요. 어느덧 독서 습관이 자리를 잡아 저는 책을 즐겨 읽는 아이로 자라났습니다.

시간이 한참 흘러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무렵 저희 아버지께서 한 가지 비밀을 털어놓으셨습니다. “아빠도 책 읽기가 싫었는데 너 책 읽게 하려고 일부러 책 보는 척했다”라고요. 바쁘고 피로하신 와중에도 자녀를 위해 일종의 연기를 하신 게 고맙고 뭉클했습니다. 부모님이 무언가를 함께하는 순간, 아이들은 더욱 의욕이 생겨 열심히 공부할 힘이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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