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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 릴스 vs 틱톡, 최종 승자는?

by 거꾸로 아빠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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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넷플릭스로 인해 TV 중심의 미디어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하였다. 그로 인해 우리의 생활 패턴도 바뀌었고 소비하는 콘텐츠도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분화되었다.

 

게다가 소셜 미디어의 활동이 보편화되면서 인간관계의 폭도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고 소통의 방식도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다. 이제 트렌드의 중심축은 미디어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이제 예전처럼 일방적이고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던 일방통행 방식의 미디어는 이미 끝나버렸다. 현재 미디어는 개개인간의 소통의 창구이자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구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미디어가 곧 트렌드인 시대인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은 6명의 미디어 전문가가 각자의 분야의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좀 더 입체적인 미디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2023년이 디지털 미디어에 있어서 대 변혁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아주 인상 깊었다. 미디어 종사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읽어보시라.

 

디지털_미디어_인사이트_2023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

 

No! 유튜브는 지금 압도적이며 계속 성장 중이다

경기 침체 우려는 2022년과 2023년을 관통하는 가장 큰 명제다. 이는 미국을 필두로 한 전 세계적 현상이다.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브랜드들이 광고비 지출에 매우 예민하고 신중해졌다. 많은 빅 테크(bigtech) 회사가 2022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대부분 낮은 실적을 공표했고, 2022년 연간 결산 전망 또한 낮춰 잡고 있는 분위기가 이를 증명한다.

좀 더 부담스러운 대목은 틱톡의 공세다. 틱톡이 슛폼 동영상 시장을 활짝 열어젖히면서 유튜브도 쇼츠(shorts)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틱톡의 기세는 여러 지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틱톡은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가 가장 많이 되는 앱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사업체 센서 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전 세계 앱 다운로드 1위는 틱톡이며 1억 7,500만 회를 상회한다. 다운로드 수만 많은 것이 아니고 실제 이용자의 사용량도 폭증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급기야 사용 시간 지표에서 유튜브를 제치기 시작했다.

앱 시장조사업체 데이터 에이아이(data.ai)가 2022년 7월 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틱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3.6시간으로, 23.2시간을 기록한 유튜브를 앞섰다. 참고로 페이스북은 이들보다 뒤처지는 19.4시간으로 조사됐다.

이전까지는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간간이 틱톡 이용 시간이 유튜브를 넘어선 적이 있었는데, 이제 전 세계 종합 데이터에서도 틱톡이 앞서면서 좀 더 또렷해지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읽게 한다.

이렇게 틱톡의 '기세'를 살펴보다 보면 2~3년 전부터 넥스트 유튜브(next Youtube)로 틱톡을 거론하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유튜브의 저력 또한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2022년 8월에 공개된 미국 퓨 리서치 센터의 자료다. 퓨 리서치 센터에서는 미국 10대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 이용 행태 변화를 조사한 후 그 결과를 <Teens, Social Media and Technology2022〉라는 리포트로 발표했다. 2014~2015년 무렵과 2022년 조사 결과를 비교한 내용이어서 그간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쉽다.

이 리포트의 핵심은 틱톡의 급성장과 페이스북의 퇴조인데, 필자가 흥미롭게 본 것은 유튜브의 압도적 입지가 재확인된 부분이었다. 10대의 소셜 미디어 이용 여부 관련 조사를 보면, 2014년 무렵 71%로 대세를 이루던 페이스북은 2022년 조사에서 32%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틱톡은 67%가량이 사용하면서 인스타그램도 추월했다. 그런데 유튜브의 사용은 95%로 홀로 우뚝 서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 보니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서비스 양식과 콘텐츠 추천 알고리듬 등 운영 정책 등이 우리의 생활 문화에 스며들고 영향을 미치는 강도가 높아졌다. 당장 "네이버에 물어봐" 혹은 "지식iN에서 검색해봐" 같은 표현 대신 "유튜브 찾아봐”라는 말을 하는 횟수가 훨씬 많아졌다. 검색 수요가 텍스트 기반에서 영상 기반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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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위험을 감내하는 이유

소셜과 미디어가 분리되고 있다. 친구들의 근황이 궁금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당신이 속한 세대의 습관일 뿐이다. 사적 대화의 대부분은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메신저 서비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지난 10년간 크게 변화했다. 친구 소식을 공개 피드를 통해 확인하고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는 소통 방식은 이미 낡은 방식이다. 기업 메타는 이러한 이용자의 행위 변화를 알고 있기에 과감하게 '틱톡화'를 선택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자신의 서비스에서 무엇이 작동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전략 변화는 풍부한 내부 데이터에 기초를 둘 가능성이 높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데이터는 명확하게 한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더 많은 동영상, 더 많은 릴스, 그리고 더 많은 틱톡 형식의 AI 추천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메타는 틱톡화 전략을 위험이라고 판단하지 않고, 이용자의 행위 습관 변화에 조응하는 전략 변화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틱톡화는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다수 이용자의 바람이다.

워싱턴포스트의 테일러 로렌즈(Taylor Lorenz)는 사진 공유 앱으로 인스타그램을 원하는 사람은 매우 소수임을 지적하면서 플랫폼만 변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선호가 크게 달라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테일러 로렌즈는 2014년 방식의 시간순 사진 및 이미지 피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말한다. 시간순 피드가 친구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공개 사진 및 이미지에 '좋아요'를 클릭하고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가꾸지 않는다. 친밀함은 DM, 그룹 채팅, 단톡 등을 통해 유지 및 발전하고 있다.

특히 Z 세대는 전통 소셜 미디어에 관심이 없다. 젊은 이용자는 여러 개의 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하고 트위치, 디스코드 등 특수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활용한다. 이러한 사적 대화 공간과 정반대 되는 영역에 틱톡이 위치한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듬은 이용자의 사회 관계망과 무관하게 작동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틱톡의 추천 알고리듬을 얼마나 정교하게 복사할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 또 그 변화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어떻게 평가할지 예상하거나 판단할 수도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자신의 서비스의 출발점 또는 뿌리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릴스 vs 틱톡, 최종 승자는?

스냅챗의 스토리가 인스타그램의 주요 기능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슛폼 영상이 인스타그램의 릴스, 나아가 페이스북에서도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자 중 많은 사람이 틱톡을 이용하기에는 나이가 많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40대 또는 50대 이용자가 릴스를 통해 숏폼 영상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그런데 이 40대 또는 50대 이용자가 틱톡 적극 이용자가 되기는 어렵다. 틱톡 영상 콘텐츠 중 다수는 젊은 이용자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틱톡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1년 9월 10억 명에 도달했다면, 인스타그램은 2021년 11월 20억 명을 넘어섰다. 단순화하면 인스타그램 이용자 중 10억 명 정도는 틱톡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할 수 있다. 반면 나머지 10억 명 중 릴스를 통해 숏폼 영상에 매력을 느낀 30대 또는 40대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틱톡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에서 30대 및 40대 틱톡 이용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점도 이를 입증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자 중 숏폼 영상을 좋아하나 틱톡으로 넘어가기에는 젊은 콘텐츠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용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이 규모가 크면 클수록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틱톡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은 넉넉한 현금을 갖고 있다.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이냐 틱톡이냐 또는 릴스냐 틱톡이냐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각 플랫폼이 얼마나 창의적인 슛폼 영상 창작자를 보유하고 있는가'일 수 있다.

더 많은 창작자를 확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는 2021년부터 이른바 돈의 전쟁을 시작했다. 2022년 2월 4일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막대한 현금을 풀며 틱톡 및 스냅의 크리에이터 영입에 나섰고, 이 현금 유혹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틱톡은 아직까지 크리에이터와 광고 매출 공유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틱톡 크리에이터가 릴스와 유튜브 쇼츠로 계속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크리에이터 이동은 틱톡에는 위협 요소이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는 기회다.

틱톡이 아닌 릴스를 선택할지 여부는 2023년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틱톡과 유사한 추천 피드를 본격화한 이후 틱톡과 릴스 전쟁의 승자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만약 틱톡이 승리한다면 메타는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빠르게 힘을 잃어가며, 메타버스를 추진해나가는 힘을 상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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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신분을 쌓는데 익숙한 세대

소셜 미디어의 지형 변화는 검색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경험한 세대는 다른 세대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검색 습관은 그 이전 세대와 다르다. 검색 습관의 변화는 구글 및 네이버가 직면한 도전이다.

2022년 7월 13일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구글 내부 데이터는 Z 세대 이용자의 약 40%가 구글 검색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검색을 선호한다고 밝히고 있다. 

구글 수석 부사장 프라바카르 라그하반은 “우리 연구에 따르면 약 40%의 젊은 이용자는 점심 식사 관련 검색을 할 때 구글 지도나 구글 검색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라며 젊은 이용자의 검색 소비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클레이 셔키는 2011년 저서 《많아지면 달라진다(Cognitive Surplus)》에서 "세대는 서로 다르다.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기회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세대가 다른 특징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서로 다른 기회(opportunities)'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셔키의 주장을 더 들어보자. "세대 이론은 정신적 또는 심리적 차이보다 생활환경적 차이와 관련된 이론으로 설명될 때 의미를 가진다", "사람들, 특히 젊은이는 특정 실험에서 잃을 것이 적고 얻을 것이 많을 경우 이 실험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젊은 세대는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가 아닌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이용할 때 잃을 것이 적고 얻을 것이 많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2019년 유진 위(Eugene Wei)가 쓴〈Status as a Service>')라는 글에서 찾을 수 있다. 2004년 페이스북, 2005년 유튜브, 2006년 트위터, 2010년 인스타그램 등이 탄생하고 성장하면서 소셜 미디어는 인터넷 이용자의 일상이 되었다. 


유진 위에 따르면 10대 또는 젊은 세대는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그래프와 랭킹에 익숙하다. 이들 젊은 층은 친구 수, 팔로워 수, 구독자 수, 좋아요 수, 도달률 등 소셜 미디어의 특징인 랭킹이 사회적 신분을 표현하는 사회적 자본의 주요 수단임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의 주요 수단은 클레이 셔키가 이야기하는 '기회'와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실험에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다. 유진 위에 따르면 성공한 전통 소셜 미디어는 이용자에게 오래된 경작지와 같으며, 이용자는 여기서 자신의 사회적 신분을 마치 식물을 키우는 것처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좀 더 효과적으로 사회적 신분을 키우기 위해 젊은 이용자는 새로운 경작지, 다시 말해 새로운 소셜 미디어를 찾는다. 

서비스가 바뀔 뿐 젊은 세대는 소셜 미디어에서 사회적 신분을 축적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젊은 층이 틱톡 영상을 제작하고, 이어 찍기나 듀엣 등으로 틱톡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트위치에 흥미로운 영상을 스트리밍 하면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은 많다.

10대가 Z세대가 되었고 이제 20대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또 비로소 10대가 된 새로운 세대가 있다. Z 세대와 새로운 10대는 인터넷에서 그들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와 관련해 다른 세대와 비교해 다른 동기를 지니고 있다. 

유진 위는 성공하고 싶은 새로운 서비스는 사회적 신분을 축적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의 특징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신규 서비스는 이용자가 빠르게 사회적 신분을 매력적으로 축적하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소셜 미디어든 아니든 상관없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소셜 미디어의 핵심 유익을 새로운 맥락에서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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